월급을 받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돈을 모으는 일입니다. 그런데 막상 월급을 받으면 생각했던 것보다 생활비가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출퇴근을 하면서 교통비가 발생하고, 식사를 해결해야 하며, 휴대전화 요금이나 주거비처럼 매달 반복되는 지출도 있습니다. 여기에 친구를 만나거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비용까지 더해지면 처음 세웠던 예산이 금방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생활비를 적게 잡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금액을 파악한 뒤 지속할 수 있는 예산을 만드는 것입니다.
생활비 예산은 한 달 동안 사용할 돈의 한도를 정하는 일이지만, 동시에 자신의 생활 패턴을 숫자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생활비 예산은 왜 자꾸 실패할까?
처음 가계부를 쓰는 사람은 종종 이상적인 금액부터 정합니다.
"이번 달에는 식비를 아주 적게 써야지."
"외식은 한 번만 해야지."
"쇼핑은 전혀 하지 말아야지."
이렇게 시작하면 처음 며칠은 계획대로 생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이 발생합니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식사를 할 수도 있고, 갑자기 필요한 생활용품을 구입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주말에 약속이 생기거나 교통비가 예상보다 많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정해둔 예산을 넘기게 되고 "나는 돈 관리를 못하는 사람인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의지의 문제라기보다 처음부터 현실과 맞지 않는 예산을 설정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활비 예산을 오래 유지하려면 자신의 실제 지출을 기준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지난 한 달의 지출을 확인하자
예산을 정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최근 한 달 동안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은행 계좌의 거래 내역과 카드 이용 내역을 살펴보면서 지출을 대략적으로 분류해 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 식비
- 교통비
- 통신비
- 생활용품
- 여가 및 취미
- 쇼핑
- 기타 지출
처음부터 세부적인 항목을 너무 많이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음료를 구입한 것과 점심을 먹은 것을 굳이 다른 항목으로 분류하기보다 둘 다 식비로 묶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한 달 동안 실제로 얼마를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최근 한 달의 지출을 살펴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소비가 눈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비는 적게 사용한다고 생각했는데 배달이나 외식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돈이 나갔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취미생활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금액이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알아야 현실적인 예산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고정비와 생활비를 먼저 분리한다
앞선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모든 지출을 하나의 생활비로 생각하면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월급을 받으면 우선 매달 반복적으로 나가는 고정비를 파악해야 합니다.
주거비, 통신비, 정기적으로 결제되는 서비스 등은 월급이 들어온 뒤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는 항목입니다.
그다음 남은 금액에서 실제 생활에 필요한 변동비를 계획합니다.
예를 들어 월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제 금액이 정해져 있고 매달 일정하게 나가는 비용이 있다면, 그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생활비 예산의 기준으로 삼는 방식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저축이나 기타 목적의 자금까지 생활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통장에 돈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계획보다 소비가 늘어나기 쉽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고정적으로 필요한 돈, 생활에 사용할 돈, 별도로 관리할 돈을 구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비를 일주일 단위로 나눠보는 방법
한 달 생활비를 한꺼번에 관리하기 어렵다면 주 단위로 나누어 생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달 동안 변동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정했다면 이를 대략적인 주간 금액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현재 소비 속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월초에 돈을 많이 사용했다면 남은 기간 동안 소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획보다 적게 사용했다면 월말까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 단위 예산을 너무 엄격한 규칙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주에는 친구와 약속이 많을 수 있고, 다른 주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주 똑같은 금액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한 달 전체 예산 안에서 소비 속도를 조절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위한 여유분도 필요하다
생활비 예산을 만들 때 자주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돈을 정확하게 맞춰 놓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식비, 교통비, 생활용품비 등을 합쳐 한 달 예산을 딱 맞게 설정하면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발생했을 때 바로 계획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현실의 생활에서는 계획에 없던 지출이 어느 정도 발생합니다.
생활용품이 갑자기 떨어질 수도 있고, 계절이 바뀌면서 필요한 물건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경조사나 약속처럼 미리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지출도 있습니다.
따라서 생활비를 정할 때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여유 항목을 별도로 생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여유분은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돈이 아닙니다.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예상하지 못한 생활비가 발생했을 때 활용하는 완충 장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작은 변수가 발생했다고 해서 전체 예산을 포기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예산을 세웠다면 실제 지출과 비교한다
예산을 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실제 지출과 비교하는 과정입니다.
예산을 세웠는데 실제로 얼마를 썼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다음 달 예산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한 달 동안 식비 예산을 정해 놓았는데 실제 지출이 계속 예산을 초과한다면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식비를 지나치게 적게 잡았을 가능성입니다.
둘째는 예상보다 외식이나 배달 등에 많은 돈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두 경우는 해결 방법이 다릅니다.
예산 자체가 현실과 맞지 않았다면 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고, 소비 습관 때문에 지출이 늘었다면 어떤 부분에서 소비가 발생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예산을 초과했다"라고 기록하기보다 왜 초과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산은 한 번 정하면 계속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생활비 예산을 처음 정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같은 금액을 계속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생활 환경이 바뀔 수 있습니다.
이사를 하면서 주거비가 달라질 수도 있고, 출퇴근 방법이 바뀌어 교통비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식사 방식이나 취미생활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예산 역시 생활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오히려 현실과 맞지 않는 예산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더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한두 달 동안 기록한 뒤 예상보다 지출이 많은 항목을 확인하고 다음 달에 조정해 보세요.
예산 관리는 한 번에 완벽한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숫자를 조금씩 찾아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생활비를 줄일 때는 만족도도 함께 생각하자
절약을 시작하면 모든 지출을 줄이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비를 지나치게 줄이면 오히려 오래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취미활동이나 친구와의 약속처럼 본인에게 중요한 지출까지 모두 없애면 처음에는 돈이 절약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예산 관리 자체에 지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활비를 정할 때는 필수적인 지출과 만족도가 높은 지출을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소비를 똑같이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비용은 유지하고, 별다른 만족 없이 습관적으로 발생하는 지출을 먼저 점검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예산은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규칙이 아니라 돈을 어디에 사용할지 스스로 결정하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시작해도 충분하다
가계부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너무 자세하게 기록하는 것입니다.
커피 한 잔, 간식 하나까지 모두 세부적으로 기록하다 보면 며칠 만에 지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크게 네다섯 가지 항목만 만들어도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주거·고정비 / 식비 / 교통비 / 여가·쇼핑 / 기타 정도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한 달 동안 기록한 다음 특정 항목의 지출이 예상보다 크다면 그때 세부 항목을 나누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기록하는 데 드는 시간도 줄이고 자신의 소비 패턴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가계부는 가장 자세한 가계부가 아니라 오래 기록할 수 있는 가계부입니다.
마무리:
현실적인 생활비 예산을 정하는 첫 단계는 다른 사람의 소비 기준을 따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실제 지출을 확인하고 그 안에서 반복되는 비용과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먼저 최근 한 달의 계좌와 카드 내역을 살펴보고,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을 제외한 뒤 실제 생활비가 어느 정도 필요한지 확인해 보세요.
처음부터 완벽한 금액을 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실제 지출과 비교하면서 조금씩 조정하면 됩니다.
특히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위한 여유분을 남겨두면 작은 변수 때문에 한 달 예산 전체가 흔들리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월급 관리는 결국 내가 가진 돈의 범위 안에서 현실적인 생활 방식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무조건 적게 쓰는 것보다 어디에 얼마를 쓰고 있는지를 알고 관리하는 것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월급이 들어온 뒤 각종 자동이체와 결제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자동이체를 어떤 기준으로 정리하면 좋은지 살펴보겠습니다.
FAQ:
Q1. 생활비 예산은 월급의 몇 퍼센트로 정해야 하나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비율을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주거비, 출퇴근 거리, 가족과 함께 사는지 여부 등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달간의 실제 지출을 확인한 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정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2. 생활비 예산을 매달 초과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어떤 항목에서 초과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산 자체가 너무 적게 설정된 것인지, 특정 소비가 반복되면서 지출이 증가한 것인지 구분한 뒤 다음 달 예산이나 소비 습관을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3. 생활비 예산을 정하면 사고 싶은 것을 모두 참아야 하나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예산의 목적은 모든 소비를 막는 것이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취미나 여가 활동에 사용할 금액을 미리 계획해 두면 오히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면서도 생활의 만족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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